2008/08/28 16:49

남극 펭귄마을


젠투펭귄들이 무리지어 알을 품고 있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펭귄마을>


환경부는 인류 공동의 유산인 남극의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나라 세종과학기지가 관리하고 있는 킹조지섬 바톤반도의 펭귄마을에 대한 현지 조사를 올해 초 실시, 관리계획을 수립한 뒤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제 31차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에서 ‘펭귄마을’에 대한 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펭귄마을이 특별보호구역으로 설정되면 우리나라 기관이 관리하는 첫 해외 보호구역이라는데 의의가 있으며 우리나라가 극지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세종과학기지 남동쪽 2km 정도 떨어진 면적 1제곱킬로미터의 해안가 언덕으로 젠투펭귄, 췬스트랩펭귄, 아델리펭귄 수천마리가 10~5월  동안 번식을 위해 머물고 있다. 펭귄마을이란 이름은 세종과학기지대원들에 의해 지어졌다.

다음은 펭귄마을 방문했을때의  현장 스케치 입니다.
‘꾸악 꾸악’
수천마리의 펭귄들이 이방인의 방문을 경계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남쪽으로 2km 되는 해안가 언덕에는 남극에서 발견되는 7종의 펭귄 중 젠투펭귄과 췬스트랩펭귄의 군서지가 있다. 펭귄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아 기지대원들은 이곳을 펭귄마을이라 이름 붙였다.
젠투펭귄은 눈 위에 삼각형 모양의 하얀 털이 나있고 주홍색 부리가 특징적이다. 성향이 온순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펭귄의 외모이다. 췬스트랩펭귄은 우리말로 하면 턱끈펭귄이다. 목에 검은 선이 있어 다른 펭귄과 쉽게 구별된다. 다소 공격적이며 외모가 차갑게 느껴진다.
펭귄마을 초입은 눈으로 덮인 비탈면이다. 막 바다에서 크릴을 사냥한 젠투펭귄들이 뒤뚱거리며 가파른 비탈을 오른다. 언덕위에 다다르자 젠투펭귄들의 둥지가 나타난다. 자갈을 모아 동그랗게 만든 둥지마다 펭귄들이 웅크리고 앉아 알을 품고 있다. 몇몇의 둥지를 하나의 구역으로 하여 한 마리씩의 펭귄들이 외부의 적을 경계하며 불침번을 서고 있다. 잠시 후 바다에서 크릴을 잔뜩 먹은 펭귄이 돌아오자 알 품기와 불침번의 임무가 교대된다.
펭귄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서 알을 품는 것은 호시탐탐 펭귄 알을 노리는 도둑갈매기(스큐아)의 공격을 공동방어 하기 위함이다. 도둑갈매기는 무리에서 떨어진 펭귄이 방심하는 틈을 노려 알을 훔쳐간다.
젠투펭귄의 무리를 벗어나 언덕 반대편 해안가로 내려오자 귀가 따가울 정도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췬스트랩펭귄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곳이다.
젠투펭귄과 췬스트랩펭귄의 사는 높이가 다른 데서 동물사회의 힘의 질서를 엿볼 수 있다.
여름철새인 펭귄들은 겨울동안은 다소 따뜻한 북쪽바다에서 지내다가 봄이 시작되는 9월~10월 사이 번식을 위해 이곳으로 돌아온다. 먼저 도착한 젠투펭귄이 바다 가까운 언덕 낮은 곳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지만 뒤이어 도착한 췬스트랩펭귄이 이들을 언덕위로 밀어 올린다. 언덕 위 달동네로 밀려 올라간 젠투펭귄들은 췬스트랩펭귄 보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한다. 바다로 가는 지름길을 빼앗긴 채 가파른 비탈을 힘겹게 오르내리는 젠투펭귄의 모습을 보면서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이들의 성향은 사람을 발견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먹이사냥을 마치고 둥지로 돌아오던 중 위협을 느끼면 젠투펭귄은 오던 길을 돌아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을 가지만 췬스트랩펭귄은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상황을 판단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리를 하늘로 향하여 울부짖는 등 공격적이 된다. 연구원들이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췬스트랩펭귄 무리 속으로 들어가면 부리로 다리를 쪼아된다고 한다.
어디선가 싸움을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췬스트랩 무리 속에 한 마리 젠투펭귄이 둥지를 지키고 있다. 췬스트랩펭귄들이 시비를 걸어오지만 맞대응하는 강인한 모습은 더 이상 나약한 젠투펭귄이 아니었다. 알을 품고 있는 모성의 힘은 동물세계의 힘의 질서를 무색케 하나보다.
펭귄들은 남극의 가혹한 환경에 잘 적응했다.
남극의 바람과 추위에 견디기 위해 깃털은 촘촘하며 겉에는 기름이 발라져 있어 물이 침투하지 못한다. 그 아래에는 단열 역할을 하는 공기층이 있으며 피부아래에는 지방이 두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류들은 잘 날아다니기 위해 몸이 가벼운 편이지만 날지 못하는 새 펭귄은 오히려 속이 꽉 찬 무거운 뼈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몸이 무거운 것은 바다 속 먹이를 잡는데 쉽게 몸이 가라앉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 시속 24km 이상의 고속으로 헤엄치기 위해 강한 날개 근육을 가지도록 진화되었다. 기지앞 바다에서 해양생태계를 둘러보던 중 갑자기 바닥면에서 그림자를 느끼고 위를 올려다보니 한 무리의 펭귄이 빠른 날개 짓을 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누가 펭귄을 보고 날지 못하는 새라고 했던가?  펭귄은 물속에서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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